외상 후 스트레스 장애를 앓고 있는 ‘나’는 어느 날 아침 주차장에 세워둔 차 안에서 깨어난 후 지난 6년간의 기억이 사라졌음을 알게 된다. 분명 2003년 둥청아파트에서 벌어진 부부 살인사건을 수사 중이라고 생각했는데 깨어나보니 현재는 2009년이고 범인(용의자)은 경찰에 쫓기다 교통사고를 내고 사망, 현재는 사건이 완전히 종결된 상황이다. 하지만 ‘나’는 밝혀진 범인이 진범이 아니라는 생각을 지우지 못하고, 진범을 밝히기 위해 종일 고군분투하는데…. 작품은 마술처럼 독자의 눈을 어지럽히면서 펼쳐지고, 과학지식을 현란하게 활용하면서 반전이 계속되는 이야기의 전체적 구조를 지탱한다. 작가는 교묘하게 독자들을 함정에 빠뜨리면서 추측과 경악마저 장악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