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날 우리는 정보를 쫓아 질주하지만 앎에 도달하지 못한다. 우리는 모든 것을 알아 두지만 깨달음에 이르지 못한다. 우리는 차를 타고 온갖 곳으로 달려가지만, 단 하나의 경험도 하지 못한다. 우리는 끊임없이 소통하지만 공동체에 속하지 못한다. 우리는 엄청난 데이터를 저장하지만 기억을 되짚지 않는다. 그리하여 정보는 존속과 지속이 없는 삶 꼴을 발전시킨다.”우리는 사물의 시대에서 반사물, 즉 정보의 시대로 넘어가는 이행기에 살고 있다. 우리의 주의력은 점점 더 사물에서 반사물을 향해 이동한다. 정보가 우리 삶을 지배하고, 우리는 소통에 도취해 있다. 실재와의 사물적 접촉이 거의 발생하지 않으며, 실재는 고유한 현존마저 박탈당한다. 정보 및 소통에 대한 열광과 이것이 낳는 문제를 신랄하게 지적하면서, ‘사물의 마법’으로 돌아가고 정보의 소음 속에서 잃어버린 고요를 되찾을 것을 요청한다.